오늘 아침 운동을 하다가 서류 탈락 알림을 받고 멘탈이 터져서 멘탈 관리 차원에서 일지를 남기고자 한다.
이 포스팅 연작의 취지는, 현재 나처럼 퇴직 후 이직을 준비하는 사람이나 조금은 긴 취준 생활을 하고 있는 분들은 어떻게 지내고 계신지 궁금해서 얘기를 나눴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포스팅을 쓴다. 그리고 나 같은 사람도 있다는 위로도(?) 받았으면 좋겠다.
이 포스팅은 연작이 얼마나 될 지 모르겠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연도 안에 끝났으면 좋겠지만, 글쎄... 사람일은 모르니까...
나는 정말 괜찮은가?
이직 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이 몇 개 있다. "어디서 일하세요?", "이직 준비는 잘돼가요?", "이직은 회사 다닐 때 해야 한다고 하던데 어쩌다 퇴직하고 나오시게 되었어요?"
이런 질문을 받을 때면 기분은 나쁘지 않다. 다만 뭐랄까 명절의 친척들이 하는 악의는 없지만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처럼 입안이 껄끄럽다. 그리고 조금씩 나의 자존감이 깎여나가는 느낌이다. 질문을 받으면 나는 대답을 찾기 위해 내 뇌의 세포들이 빠르게 준비한 말들을 찾고 입은 뱉을 준비를 한다. 하지만 그런 대답들을 하고 나면 입에 맴도는 느낌은 가루약을 먹은 거처럼 쓰디쓰다. 그리고 집에 돌아오는 길 이직을 다짐하며, 나는 나에게 잘하고 있다고 괜찮다고 작디작은 위로를 한다.
정말 괜찮은가?
모르겠다. 서류에 탈락할 때면 나라는 존재가 부정당하는 거 같고 공부를 하다보면 그냥 편하게 회사 다니고 있었으면 이런 스트레스받을 일 없었을 텐데...라는 생각도 든다.
서류는 내가 아니다.
공부한다고 넣지 않던 이력서를 다시 넣고 있다. 사실 자신은 있었다. 저번에는 10군데 지원해서 서류탈락은 3번, 기업과제에서 1번 탈락, 면접에서 다 탈락. 그렇기에 면접만 준비 잘하면 합격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기에 지식을 쌓기 위해 공부를 하는 시간을 가졌다. 하지만 이번에는 예상치 못하게 서류 탈락이 많아지자 멘탈에 금이 가고 있다.
최근에 읽은 책 중에 누군가의 거절은 나라는 존재의 거절이 아니라고, 다만 상황이, 인연이 아니였다고 그러니 너무 나를 자책하지 말라고 했다.
지금 나에게 꼭 필요한 말이다. 서류는 내가 아니다. 다만 나의 존재 일부분이다. 서류 탈락은 나라는 존재가 거부된 게 아니라 서류에 담은 나의 일부분이 회사와는 맞지 않거나 나라는 존재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기에 회사가 나를 판단하기 부족했을 뿐이다. 물론 대책 없이 자기 합리화는 지양해야 한다. 서류에서 어떤 부분이 부족했는지, 회사에서 원하는 인재상에서 내가 어디가 부족했는지 파악하고 채워나가면서 나아가야 한다.
그래서 지금 어디에 계신가요?
다들 각자의 이유로 이직 혹은 취업의 터널을 걷고 있을 것이다 '언제 일하나' 혹은 '나처럼 그냥 회사 다닐걸...' 이라는 후회를 하고 계실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초심을 찾자. 분명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있었을 것이다.
나같은 경우에는 회사를 계속 다닌다면 개발자보다는 그냥 회사에 종속된 사람이 될 거 같았다. 물론 전 회사의 분들은 너무 좋았다. 실력이 출중하신 분들도 계셨고, 나라는 사람에 대한 배려도 세심하게 해 주셨다. 다만 그곳에서 오래 일한다면 개발자로서 무언가 부족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회사로 가고 싶어 이직을 결심했다. 퇴직하고 나서 이직을 준비한 이유는 나라는 사람은 벼랑 끝에 몰려야지 하는 사람이라 회사를 다닌다면 계속 안주할 거 같았다.(회사 다닐걸 후회하는 나를 보며 이 선택은 옳았다고 느낀다. 분명 퇴직안했으면 서탈 조금 하다 타협했을 거 같다. 아닐지도 모르지만?)
그래서 나는 멘탈이 흔들릴 때마다 나에게 되뇐다. 내가 이직을 결심한 이유를. 그리고 오늘 할 것들을 정리하고 그거에만 집중하고자 한다. 너무 먼 미래를 보면 숨이 턱 막히고, 과거만 본다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현재에 집중하자. 다만 내가 지금 어디에 서 있는지, 그리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 가끔 고개를 들고 확인하자. 그리고 멈추지 말자. 속도는 저마다 다르다. 다만 자기 전에 오늘 하루 어땠는지 곱씹었을 때 만족한다면 당신은 지금 잘하고 있다.
마치며
어디서 주워들은 말이라 검색해보니 니체의 명언이더라
나를 죽이지 못하는 것은, 나를 더 강하게 한다
- 우상의 황혼 中
지금의 시련은 우리를 더욱 강하게 한다.
포기하지 말자. 계속 그렇게 천천히 나아가자. 멈추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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